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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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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쌍계사 작성일21-09-14 10:29 조회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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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배롱나무의 뜻

배롱나무(Grape myrtle)는 여름과 가을까지 붉은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 사람들에게 기쁨과 활기를 선사한다. 꽃말은 부귀.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산 73의 28에는 천연기념물(168호)로 지정(1965년 4월 1일)된 배롱나무가 있다. 근래 들어 배롱나무를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심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서원이나 고택·정자·무덤·오래된 산사에 가야 붉은 꽃으로 뒤덮인 배롱나무 붉은 꽃의 강렬한 아름다움과 멋진 자태가 보는 이를 혹하게 한다. 오래된 고목이 자라고 있는 몇 군데 산사를 소개한다.

전남 강진 백련사 만경루 앞에는 수령 200년 정도의 커다란 양산모양의 배롱나무가 있다. 이곳에는 조선의 명필 원교 이광사가 쓴 독특한 글씨의 만경루(萬景樓)편액이 걸려 있다. 시원한 누각 마루에 올라 강진 앞바다를 배경으로 이 배롱나무를 감상하는 맛은 각별하다. 또 대웅보전 옆, 명부전 앞에 각각 한 그루씩 더 있다.

경남 밀양 표충사에는 100년 또는 200년 정도 되는 배롱나무가 10여 그루가 산사를 붉게 물들이며 별천지로 만들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참나무 숲길이 끝나는 곳에서 만나는 누각 아래를 지나면 배롱나무가 탄성을 지르게 한다.

전남 조계산 선암사에도 배롱나무 고목들이 곳곳에 있다. 일주문에 두 그루, 범종루를 통과하여 해우소 가는 길옆 적묵당 마당 양쪽에 붉은 ‘꽃동산’두 개가 눈을 사로잡는다. 또 오른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삼성각 옆에 한 그루가 더 있다.

순천 송광사 역시 고찰답게 배롱나무가 많다. 일주문을 지나 계곡을 건너는 다리인 능허교 위의 우화각을 지나면, 양쪽에 두 그루의 배롱나무가 손님을 반긴다. 다시 종고루 아래를 지나 대웅전 앞 넓은 마당에 올라서면 승보전 옆, 지장전 옆, 관음전 앞, 보조국사 감로탑 주위 등 이곳저곳에 붉은 꽃을 활짝 피운 배롱나무들이 시선을 끈다.

충북 영동의 반야사 배롱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수령 500년, 높이 8m와 7m, 흉고직경 1.5m와 1.2m이다. 부처에 대한 꽃 공양을 목적으로 대웅전 앞 양쪽에 심었다는 수령 200~300년 정도의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 김천 직지사, 양산 통도사, 구례 화엄사, 하동 쌍계사, 장성 백양사, 서산 개암사, 계룡산 신원사.

배롱나무는 백 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 하여 백일홍이라 불렀다. 백일홍이 ‘배길홍’으로 바뀌고, 이것은 다시‘배기롱’을 거쳐 ‘배롱’으로 변해 배롱나무가 된 것이라고 한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백일홍과 구별해 ‘목백일홍’으로 부른다. 나무줄기는 매끈하고 껍질이 자주 벗겨진다. 꽃은 대개 붉은색이지만, 보라색과 흰색도 있다.

중국에서는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으로 파양수(帕癢樹)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조차 미끄러지는 나무라는 뜻으로 사루스베리(猿滑)라고 한다. 1910년 경술국치를 당하자 절명시(絶命詩) 네 편을 남기고 음독 순국한 매천 황현은 “아침이고 저녁이고/천 번을 보고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읊으며 이 꽃을 특히 사랑했다.

배롱나무에는 가슴 아픈 사랑의 전설도 서려 있다. 옛날 어느 어촌에 머리가 셋 달린 이무기가 살았다. 이무기는 해마다 마을에 내려와 처녀를 한 명씩 제물로 잡아갔다. 어느 해는 제물로 바칠 처녀를 연모하는 한 청년이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청년은 여인의 옷을 입고 제단에 앉아 이무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무기가 나타나자 청년은 준비한 칼로 이무기의 목을 베었으나 하나는 자르지 못했다.

처녀는 청년의 용감함과 사랑에 반해 목숨을 구해 준 은혜에 보답하고자 평생 반려자로서 함께하자고 했다. 그러나 청년은 이무기의 나머지 목을 마저 베어야 한다며 배를 타고 찾아 나섰다. 떠나면서 “이무기 목을 베는데 성공하면 하얀 깃발을 내걸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걸겠소”라고 말했다.

처녀는 청년이 떠난 후 매일 빌면서 청년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백 일이 되는 날, 멀리서 청년의 배가 모습을 보였는데 불행히도 붉은 깃발을 걸고 있었다. 처녀는 청년이 이무기에게 당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결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깃발은 이무기가 죽으면서 내뿜은 피로 붉게 물든 것이었다.

사정을 알 게 된 청년은 자신의 잘못을 통탄하며 처녀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그 무덤에서 곱고 매끈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백 일 동안 붉게 꽃을 피웠다.

이런 배롱나무를 산사에 심는 뜻은 출가한 수행자들이 해마다 껍질을 벗는 배롱나무처럼 세속적 욕망과 번뇌를 벗어 버리고 수행에 전념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필자도 농장에 고급 배롱나무 한 그루를 분재형으로 정성들여 가꾸면서 배롱나무의 가르침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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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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