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스님 범패 시연 화제, 쌍계사 산사음악회, 3000여 관객 환호
 
쌍계사 조실인 고산스님이 범패를 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일 쌍계사 입구 특별무대에서 열린 산사음악회에서 고산스님은 노구에도 불구, 범패를 선보여 3000여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고산스님은 쌍계사를 개창한 진감국사가 한국의 불교음악의 기원이자 한국음악의 시원이 된 범패를 섬진강에서 노니는 물고기의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스님은 입산해서 배웠다는 범패 가운데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는 거불성과 부처님을 찬탄하는 가영성, 부처님께 법을 배우기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헌좌성을 직접 시연해 참석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음악회에서는 사물놀이 연주와 티베트 나왕케촉의 피리연주 등이 연주됐다.

제1부 ‘진공’에서는 불교의 법고, 목어, 운판, 범종으로 구성된 사물에서 유래됐다는 사물놀이가 조용한 산사를 흔들어 놓았다. 참석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깨가 들썩거리며 흥겨운 사물놀이에 빠져들었다.

이어 진행된 순서는 티베트에서 온 명상음악가 나왕케촉의 피리연주 시간. 달라이라마의 평화사절로 활동하고 있는 나왕케촉은 음악회 참석대중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쌍계라는 말은 티베트말에 부처를 뜻합니다. 이런 사찰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에서 연주를 할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상냥함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나왕케촉은 10여종이 넘는 다양한 티베트 악기를 연주하며 참석대중의 영혼에 자비와 평화의 메시지를 각인시켰다.

저녁 8시부터 이어진 제2부 ‘묘유’에서는 1부의 무거운 분위기와는 달리 대중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편 진감.초의 다맥 한국선다회(이사장 고산스님)는 한국 전통차의 맥을 잇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21일 쌍계사 팔영루에서 ‘진감 초의선사의 다맥 전수식 및 헌다례’를 봉행했다.

올해로 세 번째로 다맥전수식을 가진 한국선다회는 이날 고산스님과 백운스님을 증명법사로 남해 망운암 주지 성각스님을 비롯한 39명의 스님과 재가자들에게 제6대와 제7대의 초의다맥을 전수했다. 다맥 전수식에서 고산스님은 법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아서 낮은 곳으로 흘러 모인다”는 〈화엄경〉의 가르침을 전했다.

쌍계사=여태동 기자